예금·적금 이자, 더 깊이 이해하기: 복리 효과부터 세후 실수령까지
은행 광고에서 보는 표시금리(연 %)와 만기에 실제로 통장에 들어오는 돈 사이에는 세 개의 관문이 있다. 이자가 붙는 방식(단리·복리), 이자에서 떼어가는 세금 15.4%, 그리고 적금 특유의 월 불입 구조다. 이 세 가지를 모르면 '연 4% 적금'에 가입하고도 기대의 절반 수준 이자를 받고 실망하게 된다. 이 글은 복리가 벌어지는 속도, 세금의 구조, 세후 실효수익률 환산법, 적금 이자의 실체, 예금자보호 한도까지 숫자로 정리한다.
단리와 복리가 벌어지는 속도 — 72의 법칙
단리는 원금에만 이자가 붙어 직선으로, 복리는 이자에 다시 이자가 붙어 곡선으로 자란다. 둘의 차이는 초반에는 거의 없다가 시간이 지날수록 가속된다. 얼마나 빨리 벌어지는지 가늠하는 고전적인 어림법이 72의 법칙이다. 원금이 2배가 되는 데 걸리는 기간(년) ≈ 72 ÷ 연이율(%). 연 4% 복리라면 72 ÷ 4 = 약 18년, 연 6%라면 약 12년 만에 원금이 두 배가 된다. 반면 같은 연 4%라도 단리로는 100% ÷ 4% = 25년이 걸린다.
| 기간 | 단리 원리금 | 복리 원리금(연복리) | 차이 |
|---|
| 5년 | 1,200만원 | 약 1,217만원 | 약 17만원 |
| 10년 | 1,400만원 | 약 1,480만원 | 약 80만원 |
| 20년 | 1,800만원 | 약 2,191만원 | 약 391만원 |
| 30년 | 2,200만원 | 약 3,243만원 | 약 1,043만원 |
위 표는 원금 1,000만원을 연 4%로 굴렸을 때다. 1년짜리 예금에서는 단리·복리 차이가 사실상 없지만, 10년을 넘기면 격차가 눈에 띄게 커진다. 본 계산기의 복리 옵션은 월복리 기준이라 표의 연복리 수치보다 조금 더 크게 나온다. 다만 시중은행 예적금 대부분은 단리이므로, 복리 효과를 실제로 누리려면 만기 원리금을 다시 예치하는 재예치(수동 복리)를 반복하거나 월복리 구조의 상품(CMA·발행어음 등)을 찾아야 한다.
이자 세금 15.4%의 구조 — 어디서 나온 숫자인가
예적금 이자에는 이자소득세 14%와 그 10%에 해당하는 지방소득세 1.4%가 붙어 합계 15.4%가 원천징수된다. 은행이 이자를 지급할 때 미리 떼고 주기 때문에 따로 신고할 필요는 없다. 다만 이자·배당을 합친 연간 금융소득이 2,000만원을 초과하면 초과분이 다른 소득과 합산되는 금융소득종합과세 대상이 되어 최고 49.5%(지방소득세 포함)의 누진세율이 적용될 수 있다.
| 과세 유형 | 세율 | 대표 대상 |
|---|
| 일반과세 | 15.4% | 대부분의 은행 예금·적금 (이자소득세 14% + 지방소득세 1.4%) |
| 세금우대 | 1.4% | 신협·새마을금고 등 상호금융 조합원 예탁금 — 농어촌특별세만 부과 (한도·일몰은 세법 개정에 따라 변동 가능) |
| 비과세 | 0% | 비과세종합저축(만 65세 이상·장애인 등, 1인당 5,000만원), ISA 비과세 한도, 청년우대형 상품 등 |
비과세 한도를 채워 활용하면 차이는 숫자로 확연하다. 원금 5,000만원을 연 4%에 1년 예치하면 세전 이자가 200만원인데, 일반과세로는 세후 1,692,000원만 남고 비과세종합저축으로는 200만원 전액을 받아 매년 308,000원이 더 남는다. 가입 자격이 되는 가족이 있다면 그 명의의 한도부터 채우는 것이 유리한 이유다. 본 계산기의 세금 옵션(일반과세·세금우대·비과세)을 바꿔가며 세후 수령액 차이를 직접 확인할 수 있다.
세전 표시금리를 세후 실효수익률로 바꾸는 법
상품 비교에서 진짜 중요한 것은 세전 표시금리가 아니라 세후 실효수익률이다. 일반과세 기준 환산은 간단하다. 세후 금리 = 표시금리 × (1 − 0.154) = 표시금리 × 0.846. 연 4.0% 예금의 세후 금리는 약 3.38%, 연 3.5%라면 약 2.96%다. 거꾸로 물가상승률이 2%일 때 실질 구매력을 지키려면 세전 기준 최소 2 ÷ 0.846 ≈ 약 2.36% 이상의 금리가 필요하다는 역산도 가능하다. 은행별 특판 금리를 비교할 때는 모두 0.846을 곱해 세후 기준으로 줄 세우는 습관을 들이면 복잡한 우대조건에 현혹되지 않는다.
적금의 함정 — 표시금리 4%인데 이자는 왜 절반인가
적금 만기 이자를 처음 확인한 사람 대부분이 '금리가 왜 이것밖에 안 되지?'라고 놀란다. 원인은 은행이 속여서가 아니라 월 불입 구조 때문이다. 적금의 연 이자율은 '각 납입금이 은행에 머문 기간'에 대해서만 적용된다. 12개월 적금에서 첫 달 납입금은 12개월치 이자를 받지만, 마지막 달 납입금은 단 1개월치만 받는다. 평균 예치 기간이 약 6.5개월이므로, 총 납입 원금 기준 체감 수익률은 표시금리의 약 54%(13/24) 수준으로 내려간다.
- 조건 — 월 100만원 × 12개월, 연 4% 단리 적금 (총 납입 원금 1,200만원)
- 세전 이자 = 100만원 × (4% ÷ 12) × (12 + 11 + … + 1) = 100만원 × 78 × 0.3333% = 260,000원 (원금 대비 약 2.17%)
- 이자 소득세 = 260,000 × 15.4% = 40,040원
- 세후 이자 = 219,960원 — 총 납입 원금 대비 약 1.83%
- 비교 — 같은 1,200만원을 연 4% 예금에 1년 거치하면 세전 480,000원, 세후 406,080원으로 적금의 약 1.8배다.
그래서 목돈이 이미 있다면 예금, 매달 새로 저축해야 한다면 적금이 맞다. 적금 특판 금리가 예금보다 높아 보여도, 이미 가진 목돈을 쪼개 적금에 넣는 방식은 실효 기준으로 예금보다 불리한 경우가 많다. 본 계산기의 비교 모드(예금 vs 적금)로 세후 수령액을 직접 대조해 보는 것이 가장 정확하다. 적금 만기 후 목돈은 놀리지 말고 곧바로 예금으로 옮겨 '적금으로 모으고 예금으로 굴리는' 2단계 전략을 쓰는 것이 정석이다.
예금자보호 한도와 분산 예치 전략
아무리 금리가 높아도 금융회사가 파산하면 의미가 없다. 예금자보호법에 따라 은행·저축은행 등이 파산해도 1인당·금융회사별로 원금과 이자를 합쳐 1억원까지 보호된다. 이 한도는 2025년 9월부터 기존 5,000만원에서 상향된 것이다(예금보험공사). 새마을금고·신협·지역 농축협 등 상호금융권은 예금보험공사가 아닌 각 중앙회의 자체 기금으로 보호하며(농협은행·수협은행 같은 은행은 예금보험공사 대상이다), 한도는 동일하게 1억원이 적용된다.
- 보호 한도는 원금 + 이자 합산 기준이다. 만기 이자까지 감안해 한 곳에 1억원보다 여유 있게 적은 금액을 예치하는 것이 안전하다.
- 같은 은행의 여러 지점·여러 계좌는 모두 합산된다. 분산은 '다른 금융회사'로 나눠야 의미가 있다.
- 저축은행 고금리 특판을 이용할수록 한도 내 분산이 중요하다. 금리 0.2~0.3%p 차이보다 원금 보호가 우선이다.
- 예적금·원금보장형 상품은 보호 대상이지만 펀드·주식·채권·RP형 CMA 같은 투자상품은 보호 대상이 아니다.
이 글의 세율·한도 등 제도 수치는 작성 시점 기준이며 세법·법령 개정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실제 가입 전에는 해당 금융회사와 예금보험공사·국세청 등 공식 기관의 최신 기준을 확인하는 것이 안전하다.
함께 보면 좋은 도구·가이드